3월 하순의 눈꽃산행을 가지산에서...

2009. 3. 30. 14:39추억의 산행후기

 

 

 

 

 

 

"아침의 시작..딩동댕~~"

배낭을 꾸리던 전날 밤에 맞춰놓은 휴대폰의 메아리가 시작된다.

 

비는 오지 않겠고...

3월 하순이라 그리 춥지도 않겠고...

산행예보에도 딱 좋은 날씨겠다 싶어서인지 아침이 참 신선하다.

 

하지만...

시계를 보니 양산에서 노포동에 들렀다 언양으로 가기엔 무리...ㅠ

반딧불이님께 양해를 구하고 바로 언양으로 직행~

덕분에 동서울가는 우등고속에 몸을 실어본다~~ ^^;

 

석남사 앞에서 만난 반딧불이님,오륙도님,쉬엄쉬엄님,행자님,시은님.

오늘 가지산 번개산행이 춘삼월의 마지막 산행이 아닐까 싶다.

 

배낭을 울러메고 조금씩 시작된 산행...

가끔씩 올려다본 하늘의 인상이 좀체 풀리지 않는 것 같다.

"어째 날씨가 좀 썰렁합니다..."라는 말에 쉬엄쉬엄님께서 산행하기엔 딱 좋다시며 열심히 오르고 계신다..

오시기 전에는 "쉬엄쉬엄 함께 가시죠"라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총알이시네~ㅎ

 

석남터널과 정상가는 길목의 대피소 오르기 전에 오래간만에 대림님께서도 뒤를 따라 오르고 계신 모양이다.

그러면 오늘은 총 7명이서 3월의 가지산 봄맞이 산행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꾸무리한 날씨가...

 

 

 

 

 

 

 

일명 깔딱고개를 넘어서 대피소를 지나치자..

하나 둘씩 뭔가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산 아래에서는 바람을 타고 능선을 넘어가는 듯 하더니

참 오래간만에 싸락눈이 쏟아져 내린다.

날씨로 인해 잠시 비로 착각을 했었는데...

 

3월 하순경 가지산에 올랐다가 싸락눈을 맞이하기도 처음이다~

 

숫자에 따른 계절도 이제는 그 경계선을 잊어버린 느낌이다.

 

예전에 가지산에 오를 때 얼큰하게 취기가 도신 어느 노파가 하신 말...

"엎어지고 자빠져도 다..제 인생길인 것을..."

굳이 요리조리 좋은 길만 찾아다니려 하지 말라는 뜻의 그 말이 문득 생각나기도 한다.

 

중봉에 다다르니 앞 산행에서 2월달에 보았던 그 설화가 다시금 피어나있다.

그런데..

참 희안한 것은 그리 춥지 않다는 것.

나혼자 추위를 느끼지 못해서인지...감각이 둔해서인지..

하여튼..둔한 것 같다.ㅎㅎ

 

 

 

 

 

 

 

가지산 정상에 다다랐을때..

너무 오랜만에 뵙는 대림님께서 올라오고 계신다.

예나 지금이나 늘 변함없으신 모습으로~

 

나처럼 양산에서 언양으로 오신 뒤 석남사 옆으로 하여 같은 코스로 올라오신 모양이다.

 

간만에 맞이한 가지산 봄맞이 산행 기념으로 모두 함께 한 방을 박은 후 가지산의 정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그 시각 정상에서 바라다본 석남사는 하얀 도화지 속의 어느 부분에 감춰진 것인지 도무지 보이질 않고..

 

迦智山.

여름이면 수 많은 계곡으로 가는 산길...

가을이면 만산홍엽을 자랑하는 산길...

겨울이면 설화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산길...

봄이면 또 철쭉 군락지가 기다리는 산길등을 감추고 있는 석남사를 품고 있는 산..

 

영남알프스를 두루두루 조망할 수 있는 탄성은 그 어느 산에서 또 들을 수 있을까...

 

  

 

 

 

 

 

 

정상을 지나 차디찬 골바람이 올라 오는 곳의 옆자리..

하지만 그리 추운 감은 느끼지 못한 따뜻한 곳(?)에서 오손도손 점심 요기를 하게 되었다.

 

푸짐한 식탁을 벌려놓고 웃고 농담하느라 소화까지 다 되버린 식사시간이 지나자

쌀바위로 내려오는 길에 대림님께서 안내해주신 산길에서 진짜로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게 된다.

좀처럼 잘 올라오지 않는 길이라 그냥 스쳐지나기 쉬웠지만.. 엄청 멋진 코스다~

 

근래에 이렇게 가슴이 탁 트이는 순간을 맞이한 것은 처음일 정도다~!

 

원래 산행코스는 상운산으로 해서 귀바위로 내려올 생각이었지만..

상운산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장일치의 합의(?)로 생~략하고 바로 석남사 하산코스로~~

 

운문령으로 가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내려오는 산길은 경사가 가파르다.

이쯤에서 스틱대신 무릅보호대를 한 번 감아보았다.

 

이날따라 석남사 경내는 참 조용하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도..

잔잔이 울려퍼지는 명상의 소리도..

아무도 통과하는 이 없는 일주문만의 모습도..

 

조용한 산사를 지나온 가지산 산행의 여운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사진과 글 / 클라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