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경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후..)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 후.. 노포동역에 도착하니 배가 출출하다.
오늘따라 소한 추위도 계속되고 해서 일찌감치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려 8시쯤에 출발했는데..
경주에 오니 터미널 매점 한구석의 계란빵이랑 뜨끈한 국물의 온기가 한사코 발길을 잡는다.
두손을 비비며 잠시 서있었던 난로 옆 의자에 배낭을 벗어놓은 채
아침겸 요기를 하고.. 가지고 온 유자차 한 잔 하니 갑자기 기운이 불쑥불쑥.
"아...살 것 같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되네...
하긴....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옛말도 있긴 하지만....
터미널 건너편에서 엑스포공원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경쾌하게 달리고 또 달린다~!
(터미널에서 한 20분쯤..대산장작가마가 보이는 곳에서 하차..)
경주 문화 엑스포공원 앞에서 하차한 후
버스 진행방향으로 한 5분쯤 걸으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대산장작가마' '대산도예'라는 붉고 흰 글씨의 간판이 보이는 곳에 까지 간 후 간판 뒤 논밭 사이로
약 50m정도 가다보면 산길이 나온다. 오늘 토함산 산행코스의 들머리이다.
또 다른 한 팀도 나와 같은 시각에 산에 오르려고 한다.
아마도 단촐한 식구(?) 아니면 조그마한 동호회 같기도 하고..
토요일이 소한 추위라서 그런지 오늘도 그 여파로 추워 무장들을 단단히 하고 오신 것 같다.
부드럽게 시작되는 산행로는 짙은 갈색 나뭇잎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寒氣를 잔뜩 품고 있는 듯 앙상한 나무들만이 나를 반기고 있는 듯 하다.
(조금 오르고 나니 산행길 좌측으로 '덕동호'와 감포 가는 길이 보이고 함월산도 보인다.)
이전에는 석굴암으로 해서 토함산을 거쳐 추령재로 하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쌓인 낙엽으로 푹신푹신한 발걸음에 힘든 줄 모르고 다녀왔었는데
오늘은 추령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반대편 쪽에서 올라가는 산행이 또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즘은 그리 많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이따금씩 부스럭 거리는 낙엽밟는 소리만이
고요한 산중을 누군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조금 오르다가 시야가 좀 트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바라다 본 덕동호..그리고 감포 가는 길.
함월산까지 보이는 곳에 이르러 잠시 따끈한 유자차로 속을 녹여보았다.
계속되는 한적한 산길..
군데군데 자리하고있는 묘지가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길은 거의 외길이라 그리 헷갈릴 것도 없는 것 같다.
몇십분쯤 가다보니 산행길이 참 재미있게 되있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오르막으로 향하게 되있어서 그리 심심하지는 않은 듯하다.
간간이 다시 보이는 덕동호와 보문호의 푸르른 호수가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삼거리에서 올라온 지 1시간 조금 못 되었을까..만호봉 가는 길과 토함산 가는 갈림길.)
삼거리에서 올라오며 가지고 갈 흔적을 담느라 조금 지체한 와중에..
만호봉과 토함산으로 가는 갈림길에 도달했다.
사진의 우측으로 가면 토함산 가는 길..
그리고 좌측은 만호봉으로 올라가는 길.
바로 코 앞에 보이는 만호봉을 거치지 않고 가려니..웬지 눈길이 자꾸 만호봉쪽을 쳐다보게 된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올라보고 싶은 봉우리는 꼭 다녀와보고..
누가 갈길을 재촉 하는 것도 아니고..'
산행하다 보니 이시간은 마음이 좀 여유로워져서 그런걸까?
언제나 마음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으로 산길을 걷는 길손의 가슴이
소한의 여파와 같은 추운 날씨에도 따듯해짐을 발걸음으로 느끼게 되곤 한다...
(갈림길에서 올라온 만호봉. 일명 마루봉이라고도 한다.)
민속공예촌의 뒤에 위치하고 있는 470m의 만호봉.
일명 마루봉이라고도 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볼록 솟아있는 봉우리에 올라보니 우측으로는 토함산도 보이고...
정면으로는 온갖 산봉우리들이 다 보인다.
시원스레 펼쳐진 전망에 가슴이 탁 트인다.
헬기장이 있는 곳이었는데 보이지않고 조금 부서진 삼각점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
시간상 토함산 갈 길이 그리 급하지 않다면 한번쯤 올라와 볼 만한 곳이다.
봉우리 한 편엔 누군가 달아놓은 노란 시그널 하나가 바람에 나풀거리고 있을 뿐이지만...
(토함산으로 가기 위해 능선 삼거리가 나오기 전.)
만호봉에서 되돌아와 삼거리에서 토함산 방향으로 몇걸음 가다보면 헬기장이 나온다.
조금씩 걷다보면 나오게 되는 창녕 조씨묘..
그리고 산길을 계속 가다보면 사거리가 나오게 되는데 비포장 도로길을 지나쳐 직진하게 되면
넓은 오솔길이 나온다.
한참을 가다보니 무지하게 큰 봉분이 나타나는데 바로 월성 김씨묘다.
이들 묘지를 좀 지나고 나면..
이제는 좀 지루한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다.
잣나무로 빽빽한 수림을 지나고 나서 조금 편평하다가
다시 오르막을 지나야만 토함산 가는 길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한참을 오르다가..
오르막 끝자락에 희끗희끗 보이는 하늘이 능선에 가까워왔음을 알려 주는 듯하다.
(오르막이 끝난 후 펼쳐지는 억새밭과 확 트인 조망. 함월산등 많은 봉우리가 한 눈에 보인다..)
이 능선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는 토함산 가는 길이다.
만호봉에서 이곳 삼거리까지 약 1시간이 걸린 듯 하다.
너무나 시원(?)스럽게 부는 바람에 억새는 갈피를 못 잡은채 춤을 추고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 한 20분쯤가면 '우물식수지점'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장갑을 벗고 얼른 흔적을 담은 후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그리고 이정표에서 530m만 더 가면 토함산 정상.
(세찬 바람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우뚝 서있는 토함산 정상석)
(정상석 뒤에 새겨진.. 토함산과 함깨한 글귀...)
정상에서 주위를 살펴본 후 얼렁 흔적을 담아봤고..
정상석의 뒤쪽에는 입산자의 명단을 적는 장부(?)한 권이 묵직한 돌에 눌린 채
볼펜과 함께 쌩쌩 부는 겨울바람에 춤을 추고 있었다.
코와 귀를 감싼 바라클라바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얼굴에 감각이 없을 정도였을 지도 모르겠다.
또다시 토함산 찾을 날을 기약하며
정상석 뒤의 글귀를 음미한 후 헬기장을 통하여 동쪽으로 촘촘히 발걸음을 옮겨봤다.
(토함산을 하산 하다가 바람이 잦아진 곳에서...)
토함산에서 내려오다 바람이 조금 뜸한 숲 사이로 들어가 유자차로 목을 축여보며
근처에 앉아서 울어대는 까마귀 한 마리를 바라본다.
워낙에 조용한 산 속이고 맑은 하늘 가운데로 마음껏 휘저므며 날아다니는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시끄럽다기 보다는 오히려 고요함을 달래주는 산친구의 웃음소리로 변하는 듯하다.
이제는 석굴암으로의 하산길...
석굴암 입구까지는 20분.
불국사 주차장까지는 50분.
오늘은 평소보다 산행이 일찍 끝날 것 같다.
하긴...많이 지체한 시간이 별로 없었으니..
(세계유산 석굴암 석굴.)
석굴암 입구에 이르니..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역시 매표소앞에 줄줄이 서있다.
석굴암에서 토함산에 오를 때는 반드시 거쳐 보았던 곳이다.
토함산을 오르면서 우리나라의 국보이며
세계적인 유산을 본다는 것도 행운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아래로 내려가면 불국사가 또 기다리고 있으니...
여기저기 석굴암을 소개하는 내력을 살펴보다가 인파속을 헤치고 발길을 아래로....
(석굴암을 내려오며...)
불국사에서 올라가는 가족산행지로 적합한 토함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온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은 엑스포공원의 '대산 장작가마'쪽 논밭길을 들머리로 다녀온 토함산 산행이었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고.. 등에 땀도 흥건히 적셔본 좋은 코스로의 산행이었다.
오늘 산행길은 대략 4시간 30분쯤 걸린 듯..
지나간 한 주를 뒤돌아보고 새롭게 한 주를 시작 하려는 산행에서..
이번 토함산 산행은 충분하고도 멋진 경험을 안겨준 것 같다.
불국사에 거의 다와서..
스쳐 지나가며 보았었던 청마 유치환님의 시비가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사진과 글 / 클라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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