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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산행후기

울주 고헌산 산행스케치...

 

(언양 터미널에서 신기마을 앞에 내린 후...)

 

 

정해년들어 영남 알프스쪽에 있는 산으론 처음으로 오는 산이고..

가지산을 오며가며 보이는...한적한 곳에 우뚝 서있는 봉우리 고헌산.

 

고헌산을 처음 왔을 때 산행들머리 찾는다고 한참이나 고생했었는데

이번주는 산행들머리가 아니라 엉뚱한 녀석때문에 땀깨나 쏟게 만들어 버렸다.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로 가는 차를 타고 궁근정 한 코스 못가 신기마을 앞에서 내리면

고헌사로 가는 표지석도 보이고 인도 우측에 노란 간판도 보인다.

 

조금 늦은 시각이었지만 들머리에 가기 전 얼렁 흔적을 담고 힘차게(?) 배낭을 둘러맸는데...

이 시각이 오늘 산행초반 숨쉴 틈도 없게 만들 줄 짐작이나 했으랴....

 

산행들머리는 고헌사로 바로 직진하는 외길도 있지만...

딱딱한 시멘트 포장길에다가 산행코스도 짧게 느껴지는 감이 있어 조금 둘러가기로.

 

인도를 따라 직진하다가 진우훼밀리아에서 KCG파크로 방향을 틀어 조금 올라가다보면

경주 김씨묘를 비롯한 무덤 여러기를 지나치게 된다.

 

산길이 시작되는 곳이라 배낭을 고쳐메고...허리띠를 조여매는 순간,

왼쪽 가슴 부근의 핸드폰걸이 부분이 좀 허전한 느낌이다..

갑자기 앞뒤좌우로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봐도 그 녀석은 안보인다.

찍찍이로 딱 채워놨는데 조그만 구멍틈새로 쏙 빠져버린 모양이다.

 

사찰로 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선 분명히 봤었는데...

 

 

 

 

(11시 30분이 조금지나 고헌사 삼성각을 둘러보면서...)

 

 

묘지가 있는 산길에서 황급히 내려와 마을 입구의 아파트근처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 도착하니

오늘도 쉬엄쉬엄 산행하며 한 주의 스트레스나 풀어봐야 겠다는 여유로운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휴대폰에 담긴 수많은 전화번호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휴대폰은 공짜가격으로 다시 살 수 있어도,

저장 되어 있던 수 많은 번호들을 다시 생각해 내기에는 나의 기억용량이 부족한 까닭에....--;

 

행여나 누가 휴대폰을 발견해서 가지고나 있다면..

그리고 통화가 되기라도 한다면....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공중전화 버튼을 눌러봤다.

 

잠시후 통화가 되는 듯 싶어 지금 어디시냐고 물어봤더니...

나와는 한 30분 떨어진 곳에서 고헌산으로 올라 가려한다는 등산객이시다.

 

산행전 체력안배...당연히 이런 것은 지금 머리속에 계산할 틈도 없었고...

 

쌕쌕거리며 달리고 달려 고헌사까지 다다르고 나서야 고마우신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머리를 숙이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며 나의 휴대폰을 보고 나서야

정상에 올라서나 냈을 법한 큰 숨소리와 안도감을 일찍 맛보게 되었는데

정신 좀 챙긴 후에야 그 분의 연락처라도 알아둘 걸 하는 아쉬움을 뒤늦게 깨닫기도....

 

 

 

 

(고헌사의 뒷편, 곰지골 왼쪽길로 올라 고헌산에 도착...)

 

 

원래 생각한 등산코스는 대통골 왼쪽 능선길로 경사가 완만한 옛길로 올라 정상에 오른 후

오른쪽 주능선을 탄 후 궁근정리 옆마을인 산전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한바탕 소동으로 우째 자연스럽게 코스가 고헌사를 거치게 되버렸다.

 

고헌사를 거치고 곰지골 왼쪽길로 오르는 길은 조금 오르막이고 숨이 가쁘기도 했다.

예정보다 산행 출발 시간도 늦었고... 고헌사까지 숨차게 달려 오기도 해서이지만.

 

한참을 오르고 있는데 몇 분의 산행객이 우르르 내려온다.

벌써 하산을 하고 계시는 듯, 난 이제 정상에 오르려고 하는데....--

 

고헌사 방향으로 하산하게되면 사찰 바로 밑에 황토 숯불가마 찜질방이 있어서

산행후의 피로를 풀기엔 안성맞춤이다.

 

고헌산을 오르면서 우측으로는 영남알프스의 제일 큰형이랄 수있는 가지산과 쌀바위도 보인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고헌산은 한 쪽에 비켜서있는 봉우리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자주 눈에 띌 만큼 많은 산행객들을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

 

 

 

 

(고헌산 정상에서 바라다본 능선들...세차게 부는 찬 바람이 오히려 시원함을 느끼게도 해준다,)

 

 

(고헌산 정상에 있는 돌탑을 둘러보다가....)

 

 

윗 사진 좌측으로 단석산을 중심으로 백운산을 비롯하여 멀리 경주시내 그리고 토함산...

고개를 한바퀴 휘둘러보니 수 많은 산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누군가의 말 그대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누런 억새밭 길이 있는 사진의 오른쪽으로는 소호령에서 오는 산행객들도 더러 눈에 띈다.

왼쪽으로는 고헌산 2봉인 1020봉이 있고 가지산 가는 길이다.

 

고헌산의 해발고도는 정상석에 1033m로 나타나 있지만 실제로는 1m 더 높은 1034m라고 한다.

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몇 걸음 더가면 산불초소가 위치한 봉우리가 있고 삼각점이 있는데

이 곳이 1034m이다.  실제 정상에서 봐도 이 곳이 조금 높게 보인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자료로도 관측이 된 결과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한참을 내려오다가 만나게 되었던 저수지...차리저수지?)

 

 

정상 바로아래 바람이 잦아든 곳에서 식사를 한 후 용샘쪽으로 내려가는데..

용샘쪽에서 올라오신 분들 말씀으로는 샘물이 거의 말라있고 길도 희미하다고 하신다.

 

오늘 하산길은 산행지도상 다개저수지를 왼쪽으로하고 산전리 도동마을로 내려서야 한다.

 

용샘이 있는 곳을 지나쳐 한참을 내려오다 첫번째 갈림길이 나타난다.

그곳에서 오른쪽은 신기마을로 내려가는 방향.

왼쪽은 또 다른 능선길..

 

왼쪽 능선을 타고 가다보니 중간에서 또 갈림길...

곧이어 억새밭이 나타나고 또 소나무 숲길도 나타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땀이 식어서인지 조금 추위를 느끼기도 했다.

 

 

 

 

(갈지자로 되어있는 산길을 내려오다 길이 확 트인 곳에 도달...)

 

 

(임도에 내려서고 난 후 대부분 얼어있는 저수지를 보다가....)

 

 

오늘 하산코스는 예정된 산행길하고는 좀 다른 쪽으로 떨어졌다.

아침에 초조햇던 마음이 가라 앉아서인지 이제는 좀 느긋하게 산길을 걷고 싶었던 것 같다.

 

예전에 향로산에 갔었다가 하산지점을 확인하고는 엉뚱한 곳으로 새어버린 경험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색다른 길을 알아온 것도 조그만 수확이었지 싶다. 대신 무릅팍이 까지는 손해는 봤지만..

 

이번 고헌산 산행도 수월하게 하산하는 코스는 봐두었지만 오늘은 어느 마을로 떨어지는지 좀

궁금..   여하튼 겨울이니까.. 적어도 해가 떨어지기 전에는 하산완료를 해야할 것 같았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숲속길을 걷다가 갑자기 무릅까지 푹 빠지는 바람에

나뭇잎으로 온 몸을 디자인 하기도 했다. 

숲속의 산길은 거의 끝나가는데...해는 서산으로 지려고  한다.

얼핏 시계를 보니 조금만 발걸음을 빨리하면 충분히 안전한 하산을 하지 싶다.

 

마지막으로 파란 대나무숲을 지나고 나니 확 트인 임도가 보인다. 그리고 저수지도...

 

 

 

 

(다개저수지를 지나 다개리로 나오며...)

 

 

산행길을 내려온 후 임도를 한참 걷다가 다개리 마을회관이 있는 곳까지 왔다.

시계를 보니 대략 4시가까이 되었다.

 

오늘의 산행은 들머리와 날머리가 각각 달랐지만

들머리는 그 늠의 휴대폰때문에 달라져 버렸고 날머리는 푹신푹신한 낙옆길을 따라 걷느라

조금 옆길로 새버린 느낌도 든다. 그래도 산행코스는 정말 좋다~!

 

다개리 마을회관 앞에서 차를 타고 차리까지 간 후 다시 언양으로 돌아오고 나서

따끈한 국물로 가슴속을 데우고 부산가는 차에 오르게 되었다.

 

고생(?)은 좀 했지만 하산하는 마음은 따뜻한 하루인 것 같다.

 

 

이제는...

다음에 다녀올 산행지를 또 찾아보며......

 

 

사진과 글 / 클라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