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리 괴곡마을 앞.. )
2월 4일 입춘.
한 해가 바뀌는 날이기도 하고 날씨도 포근해서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이번 주는 오랜만에 밀양에 있는 용암산을 찾아본다.
운상원이 있는 곳을 들머리로 용전리로 내려오는 이날 코스는 초행길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날씨도 포근하여 그리 큰 걱정은 안되었다.
아침에 약간 꾸물거리는 바람에 들머리까지 가는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용암봉에서 입춘대길도 맞이하고 한 해의 시작을 산에서 시작하려는 느낌이 좋다.
사상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밀양행을 타면 50분쯤 걸리고 괴곡까지는 약 25분 걸린다.
차표는 희곡리 괴곡마을이라 밀양발 희곡이라 되있어도.
대구부산고속도로가 개통되고서는 예전에 비해 교통편도 좋아졌지만
아직도 無名山이라 그런지 찾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오늘은 우연히도 괴곡에서 용암산에 같이 오른 산꾼이 두 분이 계셨다.
하긴...
사람으로 북적대는 울긋불긋한 명산보다는 눈길을 끄는 큰 매력은 없어도
호젓한 능선길을 걸어보는 즐거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들머리가 있는 운상원 쪽으로 가는 길에...)
차에서 내려 길건너 마을회관 옆으로 도랑을 따라 시멘트길을 죽 따라 올라가다 보니
표정이 다양한 장승들이 나를 반긴다.
입춘을 기념하여.. 장승의 표정들처럼 올 한해가 기쁨이 들어옴에 미소를..
그리고 흉사를 봄에는 놀라움을..
기타 만사에는 묵묵히 중심을 잡는 미소를 지으며 보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들머리까지는 별 무리없이 오를 수 있다.
마을 당산나무 앞에서 왼쪽 운상원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죽 가다보면 좀 지루한 느낌이 들 때쯤
운상원 입구로 들어서는 이정표 있는 곳에서 또 길이 갈라진다.
이곳을 그냥 스쳐지나 왼쪽길로 모퉁이를 도는 중 우측 산비탈을 보면
축 처진 소나무에 노란 시그널이 달려있고 조그마한 산길이 나있다. 이곳이 들머리다.
마을 회관에서 20~25분정도..
계절이 계절이라 그런지...
별로 찾는 이가 없어서 그런지..
그리 뚜렸하지는 않지만 산길을 따라 조금씩 오르다보면 숨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수원 백씨묘를 기점으로 대략 15분동안은 무덤들이 대 여섯기 이어지는데...
얼마를 가다보니 갑자기 산길의 흔적이 아리송해지는데..
이곳은 마지막 시그널이 있던 곳으로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보니 우측으로 희미하게 산길이 나있다.
다시 몇분 동안은 경사진 오르막길.
새파란 하늘이 저 위에 보이는 것을 보니 주능선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능선에 올라 멀리보니 작은 하늘산이라 불리는 소천봉이 보이기도 한다.
원래 산행지도상 디실재에서 북쪽으로 직진해야 하지만
무심결에 시그널만 따라 가다보니 조금 알바(?)를 하게 되었다.
초입에서 올라오는 시각도 늦었고..백암봉 근처에서 알바도 하느라 진을 뺀지라
휴식도 취할 겸 겸사겸사해서 두 분과 함께 점심을 해결하고 전망대에서 땀을 식히며
시원한 조망도 감상하게 된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하여 직진.. 왼쪽이 용암봉.
올라올 때 간간이 보았던 줄무늬 바위를 만나게 되었다.
여느 산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퇴적암인데 옆으로 일렬로 층을 지어 빽빽이 선들이 그어져 있는
큰 바위가 산정에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옛날 옛적 자연의 대 변화에 따른 결과인 듯 싶다.
(그린색 퇴적암이 있는 곳을 지나면서...)
퇴적암이 있는 곳들을 지나니 너른 전망대가 나온다.
무엇보다 눈이 너무나 시원하다.
예전에 다녀온 중산, 낙화산,보두산도 보인다든데.. 콕 짚어서 지점을 알아내기엔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용암산의 능선은 숲으로 가려 있어서 조망이 없는 감도 있지만
이따금씩 나타나는 근처의 전망대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멀리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영남 알프스를 대표하는 산군들도 보인다.
전망대 바로 밑에는 얼음골 가는 국도도 보이고 산내면도 훤히 내려다보인다.
(용암산 상봉에 이르고 나서..운문지맥 용암산을 확인.)
전망대에서 낙옆길과 소나무숲을 지나고 나니 용앞봉 상봉에 닿게 된다.
예전엔 헬기장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소나무숲으로 무성할 뿐이다.
사진 좌측으로는 멀리 소천봉 가는 길이 나있다.
그 곳까지 갔다가 오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가야할 방향은 사진 우측으로 직진.
다른 산에는 규모가 큰 해탈문 같은 것도 있지만 용암산에는 규모는 작지만
그와 비슷하게 생긴 바위 틈새를 통과하게도 된다.
중간에 까다로운 길이 한군데 있어 조금 상그럽기도 하다.
간혹가다 삐져나온 나뭇가지들이.. 엉뚱한데 정신 팔고 있는 새 얼굴을 찌르기도 해서..
드디어.. 오늘 나도 눈썹위를 찔려 상처를 내고야 말았다.
(용암봉을 지나 커다란 쉼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아래마을..)
용암봉을 지나 갈림길에 이르기전 전망대에서 한숨 돌리며 앞으로 하산 해야할 곳을 둘러본다.
갈림길이 나오는 무덤에 이르러서 직진하면 오치령으로 가게된다.
시간을 보니 좀 늦은 감도 든다.
이쯤서 탈출구를 찾아보자는 분의 제안에 따라 우측 비탈로 내려서니 푹신한 낙옆길이 반겨준다.
주능선을 산행 하는 동안은 따분하기도 했지만 하산길은 무척이나 부드러운 느낌이다.
한참을 내려서니 무덤도 있고.. 그아래로 내려서니 갈림길.
왼쪽으로 가면 임도가 나오고.. 곧 오치 사슴농장이 나온다.
산행지도에서 보았던 쌍무덤도 보이고..
농장옆 한쪽에서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조그맣고 귀여운 강아지들도 보인다.
(하산길에 만나게 되는 귀여운 강아지들...)
(밤나무길을 내려오다 대나무숲을 옆으로한 하산 완료지점...)
한 50m쯤 내려오다 이곳 저곳을 살피니 과수원과 산과의 경계지점에 산길이 열려있다.
산허리를 감아도는 길을 몇분 따라가다보니 계류를 건너니 억새 군락지가 나타난다.
계류를 건널 때는 조심해야 한다. 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이 지점에는 노란 시그널이 길 안내를 잘 해주고 있다.
억새 군락지를 벗어나 산쪽으로 조금 더 가면 큰 밤나무 뒤편으로 산길이 보이고
이길을 따라 산허리를 한바퀴 돈다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걷다보니 대나무숲이 나오는데
이곳이 하산 종료지점이다.
시멘트로 포장된 마을길을 내려 오다보니 밭에 마을분들도 몇몇 보인다.
하산종료지점인 임도에서 한 30분쯤 내려오면 용전버스정류장이다,
호젓하지만 능선길이 숲에 가려 조망이 별로 없었던 용암산이라도
군데군데 있는 전망대와 하산길이 주는 푸근함이 이를 상쇄해 주고도 남은 산행이었다.
밀양터미널에서 함께 하신 두 분의 산꾼과 헤어지니 부산행 6시차가 기다리고 있다.
언제 다시 산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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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을 맞아 다녀온 용암산 산행에서 소천봉으로 가는 길이 머리에 아련하게 남는다.
산세가 수려하다고만 해서 명산이랴...
내 마음속에 아늑함으로 자리잡으면 그게 바로 나의 명산인 것을....
사진과 글 / 클라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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