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10분경.. 남명 초등학교에서 정승봉 오르는 들머리..제일마트 오른쪽)
산행 전날 밤 11경..
아무래도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굵어지는 빗줄기 소리에 바짝 신경이 곤두 서 있는 바람에..
지금은 비가 오지만 밀양에는 또 모르지...비가 안올런지..(나의 희망사항 이었지만..)
하지만.. 샅샅이 뒤져본 밀양지역 일요일의 날씨는 흐리고 비, 뇌전..강우확률 80~90%. --;
예전에 무척 많이 비내리던 날 천태산 산행하다가 하산을 눈앞에 두고..
잔뜩 물기머금은 바위에서 미끄러져 하마터면 하직인사를 올리지도 못하고 떠날 뻔한 적이 있어서
되도록 심한 우중산행은 꺼려진다..(그땐 다행히 찰과상에 그쳤기에 망정이지만...)
8시에 밀양행 직통버스를 타고 新대구부산 고속도로를 달려 남명초교에 도착하니 10시 가까이..
한 무리의 산행객들은 다른쪽의 산으로 향하여 가고...
남명초등학교 삼거리에서 하차한후 길거너 제일마트의 우측으로 길이 나있다.
들머리를 찾아가기전 확인한다고 슈퍼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주인아지매왈
"아..거기는 동네 뒷산인데.."
우리집 동네뒷산은 30분만 오르면 도착하는 아주 낮은 곳이라..그려려니 하고
다른 산길이 있나싶어 10분정도 둘러보다가.. 아무래도 지도상..
또 시그널도 있는 것이 수상(?)하여 올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803m의 정승봉이 동네 뒷산??
멀리 사는 사람들은 좀 높은 산이라 생각해도..그 마을 주민한테는 동네 뒷산인 것을...^^;
(10시 29분경.. 그리 발자욱이 많이 나있지 않는 숲길을 헤치고 나오면서..)
그리 많은 사람이 다녀간 것 같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시그널도 별로 없고..길을 헤져 나가는데 거미줄이 군데군데 있다.
들머리에서 한 30분 올라온 후 올라온 흔적을 담아보게 된다.
앞서 낙화산과 토곡산에 다녀왔다가 벌레에 물려 팔뚝이 말씀이 아닌 까닭에
이날은 긴팔을 입고 산행했는데 또 불개미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11시 20분이 다되서..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멧돼지 발자국)
한참 산길을 올라가다보니 여기저기 움푹패인 자국들이 많이 보인다.
바로 맷돼지들의 발자국..이때 괜히 긴장이 되기도 한다.
혹시나 지금 또 멧돼지들이 나타..^^;
들머리에서 한시간쯤 올라왔는데 아직 갈길은 멀고도 멀다.
오늘은 날씨도 날씨인 만큼 물이 많이 멕히지 않을 것 같아 식수통 하나만 가져왔는데..
나중에 이 식수통으로 말미암아 악전고투하게 되는 산행길이 될 줄이야....
(11시 25분경. 바위전망대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리면서 바라본 마을 전경..)
마을 일대가 거의 사과밭으로 뒤덮인 곳에 도착했을 때
아직 풋풋한 사과가 나무 한그루 한그루에 가득 매달려 있었는데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있어서 싱그러움이 더했었다.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햇빛은 없어서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란 생각이 든다.
이제 조금만 더가면 정승봉인데..
그 아래에 있는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전경과 그 뒤를 둘러싸고 있는 산세가 웅장하다..
하긴.. 밀양을 보듬고 있는 고산준봉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보니...
(12시경 정승봉(803m)에 오르고 난 후..)
정승봉에 오르는 산길은 갈짓자로 되어있기도 하고..
또 마지막 몇 미터를 남겨놓고 용을 쓰고 나니 드디어 첫번째 관문인 정승봉에 이르게 되었다.
정승봉이란 이름은.. 봉우리 옆이 정승동인 까닭에
某 신문사에서 답사산행을 한 후 무명이었던 곳을 정승봉이라 칭하여
산행인들이 찾아오기 쉽도록 이름을 붙인 곳이라 한다.
정승봉에서는..
산행지도를 살펴보면 바로 앞으로 실혜산을 기점으로 그 뒤 오른쪽으로
구만산 북암산 수리산 억산 운문산 (청도)귀바위 가지산 백운산 능동산 천황산을 비롯한 여러 산들이
구름에 가려있지만 파노라마 처럼 보이는 듯하다.
이제 직진하면 실혜산 가는길..왼쪽에 시그널이 많이 달려있는 곳으로 천황산쪽으로 가야할 길..
(1시경..도래재 이정표들을 지나치다가 한 곳에서... )
정승봉에서 하산하다가 보니...
드디어 한 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애초에 염려하던 것이라서 그냥 맞으며 걸어간다.
그렇다고 쫄딱 옷이 젖을 정도로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
처음 이정표인 도래재 이정표를 지나 도래재까지 당도는 했는데....여기서 좀 고민을...
산길을 다 내려오니 길 건너기전 바로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고..
그리고 도로 우측 커브길을 따라 조금가니 시그널이 보이고..
길너서 보면 왼쪽 산길이 또 나타나는데 천황산 가는 길이 어느쪽인지 명확하지 않아 보여서
일단 도로를 건너 올라가 보았다.
차이는 좀 둘러가느냐..아니면 다른 산길로 돌아가느냐인데 좀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시 25분경. 길고 긴 산길을 따라 드디어 바위 전망대 한곳에....시계제로~!!)
도래재에서 포장공사가 완료된 임도까지 내려온 후 다시 천황산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한통만 가져온 식수통을 1시가 못되어 도래재 가는 길목에서 빗소리에
식수통이 베낭에서 빠진 줄도 모르고 천황산에 오르게 되었는데...
천황산에 오르는 길이 워낙에 된비알이라 많이 고생하게 됐다.
무척 땀도 많이 흘린 탓에 물 한모금이 아쉬웠는데...
절약하며 마시던 식수통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애통할 수가 없다.
임도에서 1시간을 걸려 올라왔는데도 갈림길이라든지 전망대는 보이질 않고 계속 숲길이다..
지도와 산행기 복사본도 참고해보지만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 느낌이 든다.
힘은 빠져가고 목은 마르고..가야할 길은 아직 한참 남은 것같고...
드디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아.이.고..죽.것.다....'라는 소리를 토하고 그냥 그대로 눕고 싶어진다..
중간중간 보이는 시그널을따라 계속 올라가도 나무 숲길로만 들어설 뿐
주능선이라든가 바위 전망대는 보이질 않는다.
길을 가다 시계를 보니..지금쯤이면 얼음골로 향하고 있어야 할 텐데..난 지금 산길을 오르고 있으니..
하긴..중간에 많이 쉰 적은 없지만 보행속도가 너무 많이 늦어지긴 했다.
점심시간도 없이 걸었는데....
중간에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천황산쪽인지 다시 확인해봤다.
시간은 많이 흘렀어도 천황산쪽으로 가는 방향은 맞다.
3시 25분경 드디어 바위전망대 한 곳에 도착~!!
그러나...역시 시계제로..!!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뭐가 보여야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감이라도 잡을 건데..
바위위에 누워서 씨~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덕분에 바람에 모자가 날라가 버렸다..--;) 다시 길을 재촉해본다.
이제는 주능선인것 같은데 예상보다 시간은 엄청 늦었고...
(3시 50분경. 드디어 숲길을 벗어나며...그러나 視界는 역시..)
바위 전망대를 몇곳 지나고 나무숲길을 벗어나니 이제는 풀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오르막을 오를 때보다 훨씬 마음은 가벼워졌다.
그러나 풀숲길을 벗어나니 이제는 평원...
역시 앞은 잘 안보여 4m앞을 분간하기가 어렵다.
안경에는 연신 습기가 차서 간간이 물기를 딱느라 중간중간 걸음이 멈춰지기도..
이때...
자세히 보니 바로 앞에 똑 바로 서있는 웬 물체와 돌탑이 보인다. 전망대는 아닌 것 같고..
(4시 15분경.. 드디어 천황산(1189.2m)에 도착...)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애타게 기다리던 천황산 꼭대기...그리고 그 정상석
날이 너무 습해서 정상석에도 빗줄기가 보이지만..
내 나름대로 표현하자면.. 나의 땀방울이 흐르는 것 같아 보인다...
(견강부회라고 할 지도 모르겟다..^^;)
(천황산 정상을 대표하는 또하나의 돌탑..이곳을 오르는 많은 이들이 정성들여 쌓아놓은 탑..)
(4시 20분경 하산 직전..재약산과 표충사 갈림길..)
정상적인 예상 코스라면 이제는 얼음골로 가야할 순서.
하지만..
오늘은 우중산행 이었던 데다가 얼음골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너덜지대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물기를 머금고 있어 건너는데 상당히 시간도 걸리고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날씨만 쾌청하다면 유유자적하게 갈만도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단은 표충사 코스로해서 하산하기로 하산계획을 변경..!
(5시 14분경.. 표충사로 내려오는 길중 너덜지대..)
카메라렌즈에 습기가 차서 그런지 뿌연 화면이..
표충사로 내려오는 길도 바위길이 좀 있어서 그리 발빠르게 내려오지도 못했다.
그래도 이제는 안전하게 하산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한계암..)
나무에 붙어있는 표식이 그동안 걸어온 흔적을 알려준다.
이제보니 정승봉에서 시작하여 원점회귀형이 아닌 에스자 비스무리한 산행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나저나..
하산길이 좀 더뎌지는 것이 안도와 초조의 교차점을 왔다갔다한다.
(5시 50분경..한계암에 도달해서...폭포수로 갈증을 풀고..)
1시가 못되어 식수통이 베낭에서 빠지는 바람에 물 구경을 못한 이후..
드디어 5시간 가까이 흘러서야 그동안 갈증에 허덕이던 목을 축이게 되었다.
한계암이 있는 곳의 폭포와 그 위로 솟아있는 기암괴석은 그야말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절경을
선사해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늘 하산한 코스로 다시 올라가 보는 기회도 가졌으면 싶다.
그런데...
한계암에서 표충사가 보이는 임도까지는 비가 와서 수량이 엄청나게 풍부하여 계곡에서 쏟아지는
폭포들의 물소리가 스테레오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방금 위에서 지나올 때 봤던 갈림길 표지만의 거리가
한참 내려와서 본 표충사까지의 거리보다 더 짧네??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한계암에서 표충사로 내려올 때 비가온 경우는 바위가 상당히 미끄럽기 때문에
아주 조심조심해서 꼭 지지대를 잡고 내려와야 할 것 같다.
잘못하면 큰 바위위에서 미끄러 질 수도 있으니까..
임도에 내려오니 또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날은 많이 저물었고...
그리고 눈앞에 표충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6시 35분경 표충사를 나서 다리를 지나며...)
비도 오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 표충사 이곳 저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靈井약수를 마시러 경내로 들어가봤다.
표충사의 영정약수는 신라 흥덕왕때 셋째왕자가 몹쓸 병에 걸려 있었는데
그 때 이곳의 약수를 마시고 완치가 되었다고 하여 왕이 친히 영정사라 칭하였었다고 한다.
8시에 밀양 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가는 차를 탐으로써 얼음골에는 못가보는 산행이 되었지만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일단의 산행을 안전하게 마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전통문화와 충효예절을 숭상하는 유서깊은 학문의 고장 "밀양"으로 초대합니다.'
밀양시를 한 눈에 알 수있는 안내도를 살펴보며............
사진과 글 / 클라리넷 (밀양 정승봉과 천황산 산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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