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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산행후기

승학산 가을밤과 억새밭...

 

           (엊그제(19일) 화요일밤 승학산 야간산행을 하다가 억새밭을 지나며...)

 

 

 

그 무덥던 여름철이 지나고 가을이 되니까 생각보다 일찍 해가  진다.

여름에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 야간산행을 즐기려면..

할일 다하고 통상 저녁 7시 반에 출발해도 산행시간으로는 넉넉 했었는데....

 

이제는 지방마다 틀리겠지만 전보다는 1시간 일찍 산행시작을 해야 그런대로 하산시각도

맞출 수가 있는 것 같다.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의 승학산은 지난번 여름철때 땡볕에 시달리던 그때와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엊그제는 호젓한 산행길을 나서게 될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했다.

 

야간산행은 특히 눈을 감고도 그 곳 지리에 밝지 않다면 굳이 잘 모르는 코스를 택해 가는 것이

조금은..아니 많이 힘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승학산에서 첨 보는 코스를 산행벗과 밤에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나혼자 다시 탐험(?)해보고 싶은 욕심에 랜턴하나와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서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가다가..급기야 절벽이 있는 곳에 까지 잘못 도달했다가 길이 끊어져

다시 원점회귀차 내려오느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땀 흘린 적도 있으니까...

 

나중에 알고보니 내려오는 길이 로프를 타야하는 더 험하고.. 잘못하다간 사고나기 쉽상인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나도 참...좀 무식한 야간산행을 해보려다가 꼴 좋게 된 적도 있었다..--;

 

화요일 저녁...해가 떨어지고 어둑해질 무렵.

다들 산행일정이 맞지않아 부득이하게 혼자 승학산을 올라보게 되었다.

 

산행공지에 나와있는 "산행당일 코스는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이렇게 나 혼자 산행할 때는 참 유용(?)하게 쓰인다~^^;

 

기존에 알려진대로 단순한 산행길을 벗어나서 오늘은 몇번 다녀봤지만 야간산행길로는

별로 간 적이 없었던 코스를 택해 다녀오기로 했다. 또 한번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리라...

 

통상 많은 이들이 오르는 산행코스를 뒤로하고 이번에는 승학산 정상 측면쪽에서 오르기로 했다.

이날따라 야간산행하는 이는 거의 보이지 않아서인지  너무나도 고요했다.

 

단지.. 중간중간 산행로 중간에 있는 큰 바위에 올라 숨쉬기 운동하는 나만의 숨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깰 뿐.......

 

이름도 잘 모르는 사찰을 기점으로 산책로 비슷한 길을 주욱~따라가다가..

느낌에 들머리라  생각되는 곳이라 여겨지는 지점에서 랜턴에 의지해 한발짝씩 올라가 본다.

 

랜턴의 전지가 다되었는지 희미해 졌지만.. 다행히도 밤하늘이 그리 어둡지는 않아 산행중에  

전지를 교체하기로하고 물기가 촉촉히 흐르고 돌무더기가 많이 있는 산길을 요리저리 올라가

보았다.

 

좌우 어느길을 가더라도 정상에 오르는 길은 결국 통하는 법..

앞번에 왔었던 산행로와는 또다른 길을 오르면서 내려다본 부산의 야경은 색다르다.

 

밤이 되니까 멀리 반짝거리는 대마도의 불빛도 길게 늘어서 보인다.

 

오늘 산행하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컴컴한 산길을 오르는 도중...

몸에서 새파란 불빛(짙은 하늘빛이라면 적당할런지..) 을 내는 곤충 여러마리가 이곳 저곳에서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반딧불이 본 적이 너무나 오래되서..혹시 반딧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봤지만

곤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지라 뭐라고 단정할 만한 이름이 언뜻 떠오르지도 않고..

단지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승학산 오르면서 이런 경험을 겪어보기는 처음이기도 하다.

 

얼른 카메라에 담아서 흔적으로 남겨봐야지 했는데..

카메라에 담는 솜씨가 영 엉망이라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오메~ 아까운거.....^^;

 

다른 몇장의 풍경도 담아봤지만..나중에 보니 가메라가 조금씩 흔들려서인지 사진이 선명치않다. 

그래도 억새밭을 지나면서.. 한장 이라도 건졌으니 거기에 만족할 뿐....

 

화요일이 평일이라서 그런지 야간산행하는 이들이 거의 안보인다.

정상에서 두어분 만났을 뿐.

 

억새밭을 지나 옹달샘에서 시원한 약수 한 잔 제끼고(?)발걸음을 서둘러 갈림길에 도착했다.

 

오늘은 유난히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많이도 드는 날이다.

과거와 현재...그리고 미래 내가 가야할 길...

그리고 머리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많은 이들..

 

하산길에 접어들면서 이번에는 나무계단에 설치되어있는 구덕수련원쪽으로 향했다.

 

스산한 바람과 나무계단 그리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산책로라 하길래 걸어보려 했지만... 어둠속으로 혼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솔직히

겁이 나기도 했다.--;

 

혹시.. 흰 소복입은 처녀귀신이라도 나타나서 친구삼아 같이 걷자고 하면....

환한 낮이라면 대환영 할지 몰라도 이때는 좀 사양하고 싶다~!! ㅋㅋㅋ^^;;

 

발걸음을 조금 늦게 하여서 그런지 예상보다 하산 종료시간이 10분가량 늦어지게 되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소에서 중간에 마시다 남은 포도쥬스를 비우고 차에 타니

9시 40분쯤 되는 것 같았다.

 

등줄기와 이마엔  땀방울이 흥건하고 가슴도 개운한 것이 역시 야간산행의 진수를 맛본 듯하다.

 

다음 일요일엔 거문~철마산으로의 산행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는 정말 가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거문~철마산에서의 산행을 기다리며.......... 

 

 

사진과 글 / 클라리넷